이슬비 내린 날10 # 1 독백 바람이 시냇물 위를 스치며 흐르는 소리 사이로 나뭇잎이 부비는 소리가 참 시원하다.시냇물에 부셔지는 달빛과 별빛이 내는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런 기분이다. 길 위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파란 달빛에 참 쓸쓸해 보인다. 손바닥을 맞대고 개 모양 그림자를 만든다.새끼 손가락을 움직이니 그림자 개가 짖는다. 그림자 개 옆으로 드리운 내 그림자는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그림자 개가 물러갔다. 내 그림자는 다시 혼자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내 그림자는 어디를 보고 있을까? 하늘에는 짙푸른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이 깜빡인다. ......뭐가 짙푸른 바다냐. 그냥 밤하늘이다. 해가 보내는 빛을 달이 반사하여 지구로 보내고 그 빛이 대기 속의 여러 입자에 의해 산란하여 푸른 빛을 띄는 하늘이 있다. 달빛이 공기.. 2024. 10. 29. IC 4592 - 푸른말머리 성운 날씨가 맑았지만 평일이라 관측가기 꽤나 부담스러운 날 이었다. 다음날 출근도 생각해야하고 장비를 차에 싣고 내릴 생각에 관측 나가기도 전에 의욕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몇 번이나 고민하다가 해는 지고 말았다. 해가 진 하늘을 보니 평소와 다른 너무나 깨끗한 봄날의 하늘.. 안나가면 후회할 듯해서 달이 지기 전까지도 시간이 넉넉하니 '에라 모르겠다' 라는 심정으로 관측지로 향했다. 최근에 장비를 조금 가벼운 것으로 바꾸었기에 부담이 덜 하겠지라는 마음도 관측지로 향하는 결정을 더 부추긴듯 했다. 달이 진 후에 무엇을 찍어볼까 고민하다가 지난 관측 때에 실패했던 푸른말머리성운을 다시 겨누어 봤다. 꽤나 큰 대상이기에 구도를 잘 맞춰야했는데, 지난 관측 때에 구도를 잘못 맞춰서 코가 잘려나간 말이 되어버려.. 2022. 7. 31. 가사 짜집기 우울함에서 벗어나려다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것인가. 한번 떠나버리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데,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고 어딘가 절대로 꺼지지 않는 빛이 있으니, 그 빛이 우리를 인도하다 잃는듯 하여도, 그 빛을 따라 걸어야했던 길이 꼬여버린듯 하더라도 나를 구원해줄 유일함이기에 나는 살고 싶지 죽고 싶지 않아. 지금은 울고 있을 때는 아니야. 이유를 찾아야할 때지. 어쨌든간에 우리는 영원히 살게 될거야. 2022. 4. 24. #0 이슬비 잿빛의 구름에 덮힌 세상은 음침하다. 모든 것이 죽은 듯, 움직임이 없다. 바람 역시 불지 않는다. 아무도, 아무것도 적막을 깨려하지 않는다. 아니. 깰 수 없다. 그것은 너무나 두려운 일이다. 변화가 없는 공간에서의 순간은 영원이다. 그 영원을 깰 용기가 있는 것은 없다. 영원히 지속 된 것을. 될 것을 누가 감히 깰 수 있을까. 아무도, 아무것도 없다. 순간 잿빛의 구름 속에서 이슬 한 방울이 떨어진다. 투명하다. 잿빛의 구름 속에서 나왔지만 티 없이 투명하다. 누가 저 투명하고 깨끗함이 잿빛 구름 속에서 나왔다고 믿을까. 한 방울의 이슬은 잿빛 연못 위에 한 점으로 떨어진다. 연못은 그것을 거부한다. 이슬은 연못 위로 조금 튕겨진다. 못이 이슬을 거부 했을 때, 그것은 이슬의 등장에 동요하기 시작한.. 2021. 12. 11. 이전 1 2 3 다음 more